장의태씨는 25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입은 삼성 유니폼 뒤엔 331번과 그의 이름이 박혀 있었다. 331은 그의 아버지 장효조 감독의 현역 시절 통산 타율(0.331)이다. 포수 진갑용의 미트에 공을 던진 장의태씨는 “시구자로 선정되고 아버지 생각이 먼저 났다. 팬들이 아버지를 다시 한번 추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삼성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위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장효조 감독은 삼성의 레전드다. 프로에 데뷔한 1983년 타율 0.369로 타격 1위에 올랐고 85년부터 87년까지 3년 내리 타격왕을 휩쓸었다. 그의 통산 타율 0.331은 프로야구 역대 1위다. 92년 롯데에서 은퇴한 고 장효조 감독은 올해 삼성 2군 감독을 맡아 후진을 양성했다. 지난 7월엔 프로야구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외야수 부문에 뽑히기도 했다.
장의태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한 달이 넘었는데 기억해주신 삼성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아버지를 기념하는 추모전이니 삼성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돼 우승했으면 좋겠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굉장히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동안 유니폼 왼쪽 가슴에 고 장효조 감독을 추모하는 동그란 검정 패치를 달고 뛴다. 검정 패치 안엔 ‘LEGEND HITTER JANG HYO-JO’(전설적인 타자 장효조)라는 글귀와 그의 통산 타율 0.331이 새겨져 있다.
대구=김우철 기자